Pod Issue 01
물이 닿는 순간
식물은 물을 ‘마신다’기보다, 물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. 뿌리는 흙 사이의 수분을 끌어당기고, 그 물은 영양분과 함께 위로 이동한다. 잎에서 수분이 증발하며 생기는 힘이 다시 물을 끌어올리는, 하나의 이어진 순환이다.
물이 닿는 순간, 흙에서도 변화가 시작된다. 물이 토양을 적시면 땅속 미생물들이 지오스민(geosmin)을 방출하고, 우리가 아는 흙 냄새가 피어오른다. 식물이 물을 받아들이는 그 찰나와 맞물려, 냄새 역시 함께 태어난다.
인간이 이 냄새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해온 건 우연이 아니다. 오랜 시간 동안 그 냄새는 물이 있다는 신호였고, 생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안도에 가까웠다. 어쩌면 우리는 식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면서도, 물을 감지하고 받아들이는 감각만큼은 닮아 있는 건 아닐까.
이번 행사는 그 닮아 있는 감각을 따라가 보는 자리다. 식물이 흙을 통해 물을 받아들이듯, 관람자는 공기 중에 퍼진 젖은 흙의 기운을 들이마시고, 입 안에서는 흙의 결을 닮은 맛을 느끼게 된다. 손으로, 코로, 입으로 이어지는 감각 속에서 ‘흡수’와 ‘이동’이라는 과정을 몸으로 겹쳐보게 된다.
우리는 식물이 될 수 없지만, 그 흐름에 잠시 가까워질 수는 있다.
물이 닿는 순간
식물은 물을 ‘마신다’기보다, 물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. 뿌리는 흙 사이의 수분을 끌어당기고, 그 물은 영양분과 함께 위로 이동한다. 잎에서 수분이 증발하며 생기는 힘이 다시 물을 끌어올리는, 하나의 이어진 순환이다.
물이 닿는 순간, 흙에서도 변화가 시작된다. 물이 토양을 적시면 땅속 미생물들이 지오스민(geosmin)을 방출하고, 우리가 아는 흙 냄새가 피어오른다. 식물이 물을 받아들이는 그 찰나와 맞물려, 냄새 역시 함께 태어난다.
인간이 이 냄새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해온 건 우연이 아니다. 오랜 시간 동안 그 냄새는 물이 있다는 신호였고, 생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안도에 가까웠다. 어쩌면 우리는 식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면서도, 물을 감지하고 받아들이는 감각만큼은 닮아 있는 건 아닐까.
이번 행사는 그 닮아 있는 감각을 따라가 보는 자리다. 식물이 흙을 통해 물을 받아들이듯, 관람자는 공기 중에 퍼진 젖은 흙의 기운을 들이마시고, 입 안에서는 흙의 결을 닮은 맛을 느끼게 된다. 손으로, 코로, 입으로 이어지는 감각 속에서 ‘흡수’와 ‘이동’이라는 과정을 몸으로 겹쳐보게 된다.
우리는 식물이 될 수 없지만, 그 흐름에 잠시 가까워질 수는 있다.